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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사랑한 도시

내가 한뼘 자란 도시 - 시카고/미국(Chicago)

hi.anna 2016. 2. 28. 23:00


내 추억의 첫번째 도시!

이 도시를 반드시 처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승무원에게 'water, please'도 할 용기도 없던 스무살의 내가 혼자 비행기를 타고 떠난 곳.

갱단이 드글드글 할 것 같아 왠지 무서웠던 도시.

하지만, 다 큰 줄 알았던 나를 한뼘만큼이나 자라게 해 준 도시.




시카고를 대표하는 사진은 너무너무 많다.

존 행콕. 미시간 호수. 멋진 건축물들...등등.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시카고는

일상속에서 가장 친근했던, 나의 발이 되어주었던 CTA다.

덜컹거리고, 시끄럽고, 낡은 CTA.

이걸 타고 다운타운에도 가고, 한인마트에도 가고, 미술관도 가고, 공항도 가고..

여기저기 부지런히도 다녔다.




이 시카고강의 물빛 때문일까?

어떤게 미국적인지 말로는 딱 설명이 되지 않지만,

매우 미국적인 건물들 사이의 초록색 강.

내가 기억하는 시카고는 이 초록색이다.



**



스무살에 처음 가보는 외국은 신기함으로 가득했다.

지금이라면 시시했을 일상들이 모두 신기했다.


다른 피부색, 다른 눈동자의 사람들

넓은 땅

대용량 콜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는 사람들, 

나보다 어린데도 용감했던 친구들, 

명화로 가득한 미술관, 

신기한 건축물들, 

세계 여러곳에서 온 유학생들,

미국 특유의 건물안 청소세제 냄새까지..


낯선 환경속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덕분에 학교와 집에 갇혀있던 내 생각의 범위가 많이 넓어졌다.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 친구들을 보며

나도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도 공부할 수 있고,

어디서도 일할 수 있고,

내가 있는 자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당시의 나로서는 새장을 깨고 나온 느낌이었다.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고,

나를 자라게 해준 도시 시카고.


언젠가 또 갈 일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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