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내일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 1 본문

Review/책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 1

hi.anna 2017. 7. 24. 07:33

조지 오웰의 <1984>

1984
국내도서
저자 : 조지 오웰(George Orwell) / 김기혁역
출판 : 문학동네 2009.09.01
상세보기


1984.

현대 사회를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그리고 빅브라더.

2020도 아니고, 몇 십년 전 1984년의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자주 언급되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간단히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1984년의 영국은 빅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세계는 항상 전쟁 중이고, 

텔레스크린이 당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언론과 개인의 행동 뿐 아니라 개개인의 생각까지 통제한다.

소설의 주인공 윈스턴은 이런 통제에서 벗어나 의문을 품고 싸우려 하지만, 

결국은 그도 빅브라더에게 굴복하고 만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엄청난 모순으로 가득한 1984년의 영국이 너무 이상했지만,

점점 1949년에 조지 오웰이 생각한 미래의 1984년과 현재의 2017년은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49년에 씌여진 디스토피아적 미래 소설이 이렇게나 현실과 일치하다니. 

어쩌면 이것은 단지의 현재의 문제만은 아닌, 

우리 사회의 원초적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 속의 1984년을 보며 인상 깊었던 것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텔레스크린

1984에는 빅브라더, 내부당원, 외부당원, 서민 이렇게 4개의 계급이 있다. 

그 중, 서민을 제외한 나머지 지배계급은 

언제 어디서나 텔레스크린을 통해 24시간 감시를 받게 된다. 

작은 행동 하나, 표정까지 모두. 

말 한마디 함부로 할 수 없고, 

미세한 표정의 변화로도 불순한 생각을 들킬 수 있으므로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또한, 텔레스크린에서는 계속해서 당의 선전이나 뉴스, 음악이 흘러나온다. 

끊임없이 감시하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입하는 것이다.


감시

텔레스크린에 감시 당하는 주인공 윈스턴을 보면서 

어떻게 이 답답함 속에서 살 수 있지? 꼭 점조직으로 서로를 감시하는 북한 같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래의 우리 사회를 보면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에 텔레스크린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을 카카오톡을 버리고 텔레그램으로 갈아타게 했던 카카오톡 검열 사건. 

적절한 명분만 있으면 나의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나의 핸드폰 GPS를 켜 두면 누군가는 마음만 먹으면 나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카드 내역을 열람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법이 우리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어주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하고자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개인의 사적 감시가 아닌 정당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해도, 

어쨌거나 개인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할 수 있는 것이다.

소설속의 텔레스크린과 뭐가 다르지?


주입

소설속의 텔레스크린은 볼륨을 줄일 수는 있지만, 끌 수는 없다. 

그리고, 텔레스크린을 통해서 계속해서 뉴스를 전달하고, 선전한다. 

이렇게 메시지를 주입하는 텔레스크린이 우리에게는 없을까? 

나는 매일매일 뉴스를 본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게 된다. 

예전에는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침 뉴스를 보거나, 집에서 9시 뉴스를 봤다. 

보지 않고 나간 날에도, 

버스 안에서 버스 기사가 틀어 놓은 뉴스를 듣게 되거나,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틀어 놓은 TV로 뉴스를 들었다. 

지금은, 네이버나 다음 포탈의 뉴스를 읽는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습관적으로, 습관적이 아니더라도 

매체에 노출되고, 계속해서 누군가의 메시지를 듣게 된다.

알게 모르게 나의 생각은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소설속의 텔레스크린도 항상 진실을 말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인다.) 

방법과 강도만 다를 뿐 이게 텔레스크린이 아닌가…


스물스물 우리의 삶을 파고드는 감시와 주입을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텔레스크린은 내 옆에 있었다.



이중사고, 신어, 사회 계층 등 기타 이야기할 것들이 많지만

그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