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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토지(박경리)

hi.anna 2017. 5. 13. 21:21


토지 1~20 세트
국내도서
저자 : 박경리
출판 : 마로니에북스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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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다!

나는 책 읽기가 느린 편이다. 그래서, 책 한권을 다 읽는 것이 나에게는 슬슬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런 내가 옛날부터 꼭 다 읽고 싶은 책이 있었으니,

아리랑(조정래), 태백산맥(조정래), 토지(박경리), 삼국지

이렇게 길고 긴 책들이다.

아리랑과 태백산맥은 다행히 대학교 때 방학과 시험이 다가오기 전의 시간들을 이용해서 읽었는데,

'토지'와 '삼국지'만은 그러지 못했다.

읽다가 8권쯤 읽을 때쯤 시험, 레포트에 시달리다가 흐름이 끊기면,

다시 1권부터 또는 중간부터 시작.

이렇게 힘들게 힘들게 읽던 토지를 드디어 다 읽었다!

이건 모두 e-book의 힘이다!! 

휴대성의 힘.

이런 저런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지 못했다만 아마 지금도 다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참고 견딜 수 밖에 없는 시간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가슴이 답답했다.

조선 말기의 최참판댁과 평사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를 지나 독립까지.


교과서와 수능 지문에 가끔 등장하기도 했고, 

수학의 정석 맨 앞에 등장하는 집합 부분이 새까맣게 손때가 묻는 것과 같은 이유로,

최참판댁의 살인 사건과 숨겨야 하는 비밀을 간직한 구천이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시작 부분은 나에게 매우 익숙했다.

최참판댁의 비극의 역사에서 시작 된 이야기는

점점 우리 민족의 일제 강점기 역사속으로 들어간다.

소설 속의 상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일제 강점기의 아픔과 혼란.

특히, 변화와 아픔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그 시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좌절.


읽는 내내 답답했던 이야기는

소설의 후반부로 갈 수록 더 답답해졌다.

전쟁터로 내몰리는 젊은이들, 부녀자들.

나의 가족이 전쟁터로 끌려가고 있지만

그저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대하며 그저 '견뎌야만' 하는 사람들.

할 수 있는 건 그저 견디는 것 뿐인 것 같은 시간들.


결국,

일본의 항복 선언과 함께 기쁨으로 외치는 만세와 함께 이 소설은 끝이 나지만,

아마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그 이후 더 큰 혼란과 아픔의 시간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아픈 역사를 견뎌야 했고, 격변하는 시대에 희생당했던 사람들.


아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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