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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hi.anna 2017. 6. 10. 21:35


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국내도서
저자 : 정승구
출판 : 아카넷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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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기 전에 보았다면 조금 더 좋았을 책인 것 같지만,

여행 후에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 전에 읽으면 여행이 조금 더 선명해지겠지만,

여행 후에 읽으면 이 책이 조금 더 선명해지니까.


어쨌든, 여행 후에도 쿠바는 여전히 궁금한 나라라서,

서가에 꽂힌 쿠바에 관한 책은 일단 뽑아 들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아이러니

쿠바에서는 언론인, 영화감독, 작가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취재활동은 취재 비자 없이는 불법이라고 한다.

취재 비자를 받아 취재를 하는 경우에는, 쿠바 공무원의 관리하에 취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그래서, 우리가 언론에서 보는 쿠바는 부족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였던 것.

이게 뭐야. 북한의 지상 낙원 홍보와 다를 바가 없다.

인민을 위해 투쟁을 하고, 혁명을 해서 얻어낸 결과가 다시 독재로 이어지고, 

체제를 선전하고 유지하기 위해, 행복을 억지로 꾸며대야 하는 아이러니라니...


어쨌든 작가는 기자이지만, 취재 비자 없이 쿠바에 입국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과 약간의 쿠바 혁명의 역사, 건축, 

쿠바 사람들이 생각하는 체와 피델, 쿠바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는 궁금한 것은 많지만 사실은 쿠바와 혁명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쿠바 혁명의 역사와 그 이후의 혼란에 대해서 좀 알 수 있게 되었다.

알고나서의 소감은

쿠바의 최고 히트 상품인 '체 게바라'는, 사실 내 기준으로는 잘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이고,

'피델'은.. 오 배짱 대단한데? 하는 정치인 쯤? 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일

책을 읽으며 헉!하고 깜짝 놀란 말 몇 마디가 있다.


개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걱정해야 하면 불안해서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겠느냐며 마그다는 염려했다.


곧 미국에 가서 살게 되는 마그다의 걱정이다.

국가에서 의료와 노후를 책임져주는 나라인 쿠바에서 사는 쿠바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가진다고..


책 속의 마그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맞아요. 왜 정신병에 걸리지 않겠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지요.

그래서 나는 정신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지요.

잠시라도 멈추면 너무 불안하거든요."


이런 정신병이 걱정되면서도 미국으로 떠나는 마그다를 포함한 쿠바 사람들을 보면

사람이 사는 데는 기본적인 의식주의 충족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다.

마그다는 걱정되는 미래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와 자유, 어쩌면 있을 지도 모르는 내일의 희망을 꿈꾸고,

나도 이 정신병 걸릴 것 같은 상황에도 이 곳이 좋으니까.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오늘의 밥 보다 '내일의 희망'일지도..


**


내일이 없는 쿠바의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000명당 9.96명으로

조사대상국 221개국 중 193위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000명당 8.42로 215위 ㅠㅠ


쿠바는 국가에서 교육, 의료, 노후를 모두 책임지지만 출산율이 낮다.

아이를 낳아도 어떻게 크긴 하겠지만, 아이에게 미래가 없을 것이기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에서 모든 교육과 의료를 책임져 주지만, 

결국 어떤 일을 해도 모두 같은 급여를 받게 될 테니 

꿈 꿀 내일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 이유, 직장에서의 경력 단절, 교육, 육아 등의 이유를 출산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1차적인 원인은 쿠바와 다르지만, 본질은 쿠바와 같은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아이를 키우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돈이,

결국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꿈 꿀 수 있게 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게 해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까.


사회 체제는 다르지만,

쿠바든 우리나라든 지금 필요한 것은 같은 것 같다.

쿠바를 보며 혀를 끌끌 찰일이 아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근본적인 문제는 같은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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