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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hi.anna 2016. 9. 25. 06:30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국내도서
저자 : 장성민
출판 : 위고 201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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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이 얼마나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책 제목인가!


직장인의 사춘기라는 회사생활 3년차, 6년차가 되던 해에

매일매일 느꼈던 두려움이 바로 이 책 제목과 같았다.

계속되는 야근과 주말 근무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정말 죽을때까지 이렇게 일만 할 것 같아서

세계일주를 계획해 본다거나,

지금의 직업말고 다른 직업을 고민해 본다거나 하는 짓들을 했었다.

그때 심각하게 고민하던 직업 중 하나가 약사였다.

결국,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접었지만..


우연인지, 

이 책의 저자는 약사다.

내가 꿈꾸던 삶을 살아가는 약사.

약사를 지금 내가 가진 직업의 대안으로 고민했던 이유는,

비교적 자유롭게 내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명을 가지고 일을 하시는 약사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직장인의 휴가는 너무너무 소중해서,

휴가를 내어 여행을 가면,

'시간을 써서 해결이 되는가 vs 돈을 써서 해결이 되는가'에 대한 선택에 순간에

항상 후자인 돈을 써서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하곤 했다.

그만큼, 온전히 내 시간인 휴가는 너무너무 소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무렵의 나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내 시간이 갖고 싶었다.

그냥 한없이 게으르게 노닥거릴 시간,

여행지 작은 마을에서 내 마음이 먼저 떠날때까지 한없이 머무를 시간과 여유.

이것들이 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었지만,

죽을때까지도 그것들은 쉽게 가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의 밥벌이는 너무 소중한 것이니까.

그 고민을 해결해 줄 대안이 나에게는 약사였다.

어디선가 약국에서 근무를 하면 퇴직과 이직이 자유롭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인 약사 장성민씨는

내가 소망하던 것처럼 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직장인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이퇴직을 하며 여행이라는 시간을 갖는 사람이고,

이 책에는 여행에서, 일상에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엄청난 필력으로.

매우 재치있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솔직한 표현들로.

읽는 내내 그것이 너무 좋았다.

저자의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혼자 웃고,

멈춰서 가만히 생각하고.


책을 읽을 수록 앞으로 읽을 분량이 점점 줄어드는게 안타까울 지경.

10시만 되면 모든 전기가 끊겨 침대에 누워야 하는 마을 대목을 읽으며 부러워 하면서도,

새벽 2시까지 이 책을 읽느라 스탠드 불을 끄지 못할 정도로.

안타깝게도 책을 다 읽어버린 이 시점에 작가님께 꼭 부탁드리고 싶다.

작가님, 밥벌이에 바쁘시겠지만 책을 한 권 더 써 달라고...

그렇다면, 나는 한 에피소드씩 아껴아껴 읽으며 웃고, 생각하고, 부러워하고 할텐데..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님의 일기 같은 글들을 훔쳐보며 대리만족하다가

나중에는 나도 용기내어, 내 시간을 가지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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