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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hi.anna 2014. 11. 26. 23:55



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저자
천샤오추에 지음
출판사
북돋움 | 2011-01-17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역사와 문화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가 사랑한...
가격비교



대학로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갔다가 딱 한권 남아서 냉큼 집어온 책이다.

그 나라에 대해서 알려면 먼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니까.

 

쿠바를 알고자 하는 사람. 띄엄띄엄 있는 지식 때문에 갑갑한 사람.

나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교과서 같은 책이었다.

 

 

 

**

 

'매혹의 문화' 이건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많은 여행기를 통해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고,

'잔혹의 역사'..

이건 정말.. 정말 잔혹하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한건

쿠바는 누구의 나라지?

쿠바가 어째서 그들의 나라지?

쿠바의 진짜 주인들의 역사는?

 

'잔혹의 역사', '정복의 역사'.. 하지만 또 다시 쿠바의 역사는 어찌보면 '약자들의 역사'.

 

 

 

**

 

내가 잊고 있었던 사실 중의 하나는 쿠바는 신대륙이라는 사실이었다.

신대륙 발견 이후 쿠바는 신대륙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됐고,

쿠바 땅의 주인이던 원주민들의 문화는 정복자들에 의해 말살되고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이후의 역사도 잔혹하지만 원주민 말살의 역사는 정말 '잔혹'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쿠바는 사탕수수 농업이 성했던 곳이었다.

자연스레 스페인 지주들이 몰려들었고,

일 할 인력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쿠바의 원주민들이 동원되었지만,

체력이 약했던 이들은 유럽인들이 가져온 각종 전염병과 고된 노동으로 인구수가 점점 줄어갔고,

원주민들의 문명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 다음으로 동원된 것은 아프리카의 흑인들.

그들은 다른 곳에서도 그랬듯 혹독하게 부려졌다.

그러던 중 노예해방운동으로 쿠바의 노동력은 위기를 맞이 한다.

그 위기를 극복하게 해 준 건 중국인 노동자 쿨리.

당시 중국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 했고,

그에 따라 먹고 살기 힘들어진 중국인들이 쿠바로 떠났던 것이다.

말이 노동계약을 맺은 노동자였지 거의 노예와 다름 없었던 중국인 노동자 쿨리.

일제 강점기에 하와이의 사탕수수밭으로 떠났던 우리 선조들과 비슷했겠지.

 

이렇게

스페인 본토인 + 원주민 + 아프리카 흑인 + 중국인 쿨리.

스페인 본토인들도 스페인에서 중심이 될 수 없었던 주변인이었으니,

이들은 모두 약자들.

이렇게 만들어진 나라가 쿠바다.

 

쿠바땅의 진짜 주인은 사라지고

이방인들이 몰려들어 주인인양 행세하며

쿠바가 자기들의 나라라고 하며

그게 쿠바의 역사라고 말한다.

정말 정복자스러운 마인드다.

그걸 우린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고 있고...

 

나라와 민족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딱 궂어져서 평생 한국에서만 살아온 나는

스페인 본토인은 스페인 사람이고, 흑인들은 아프리카 사람이고, 쿨리는 중국인이고..

도대체 왜 쿠바가 자기 나라라는거야???

라며 엄청 혼란스러워하다가

문득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고, 인종이 섞이면서

한 세대만 지나도 그들이 나고 자란 쿠바는

그들의 나라 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쿠바인들에게 쿠바는 당연히 자신들의 나라겠지.

 

하지만, 그래도,

독일 나치의 유태인 학살의 역사는 두고두고 사과 받으면서

자기들이 수탈하고 학살한 원주민들과 아프리카 사람들, 중국인들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뻔뻔한 그네들이 너무 웃긴다.

지금의 유럽의 번영은 그 피정복민들의 피와 땀인데..

역시 승리자의 역사.

 

 

 

**

 

스페인의 카톨릭.

아프리카 흑인들의 음악, 종교.

쿠바 원주민.

중국인.

 

그리고 무엇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피부색으로도 확연히 구분되는 그들이 이렇게 섞여서 살아가는게 나는 지금도 신기하다.

물론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신기하다.

 

 

 

**

 

원주민들에게도 잔혹했고,

아프리카, 중국 노예들에게도 잔혹했고,

지금의 쿠바가 된 이후에도 강대국들에게 시달리느라 잔혹했던 쿠바의 역사.

그리고 지금도 우리에겐 낭만이지만 쿠바인들에게는 잔혹할 현실.

언젠가 오래된 기억속에 엄청난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마이애미에 닿아서 난민신청을 했고,

그들을 돌려보내네 마네 했던 뉴스 보도들이 이제야 이해가 가기도 한다.

 

체게바라의 영웅담이 쿠바라고 생각했던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단지 쿠바뿐만 아니라 정복자와 피정복자의 역사에 대해.

 

 

 

**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책을 읽는 내내 참 묘했다.

정복자와 피정복자의 참혹한 역사.

하지만 덕분에 이게 또 지금의 쿠바를 만들어냈고,

지금의 쿠바는 그냥 쿠바라는 거.

참 아이러니하다.

 

세상사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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